Lined Notebook

목사의 글쓰기

by James Cha

[목사의 글쓰기] 사실 제목부터 눈에 확 들어온 책이었습니다.

요즘 저에게는 글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최근 매일매일 큐티를 글로 쓰면서 더 잘 쓰고 싶은 욕심 또한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는 저 스스로 글재주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영성훈련에 있어서 말씀을 묵상하고 그것을 내가 소화해 낸 글로 표현하는 것만큼 좋은 훈련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의 첫머리부터 내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이야기가 펼쳐졌습니다. 

"목사에게 있어서 기본값(default)은 글쓰기다."

목사는 설교자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에 숙련되어 있어야하며,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나의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기술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글을 쓰면 쓸수록 더더욱 표현의 한계를 느낄 때가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글을 쓰고, 가다듬는 과정을 반복할수록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의 목표가 분명해지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글쓰기의 시작이 어려운 것이지 어느정도의 궤도에 오르면 글쓰기는 생각보다 즐겁습니다.

 

시대는 점점 변해갑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마주하면서 '메타버스(Metaverse)'시대라는 말이 유행될 정도로 사람들은 가상공간의 세계, 메타버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가상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의 핵심은 경계가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1차적으로 현실 세계와 가상의 세계의 경계가 무너지고, 2차적으로 나와 너와의 경계, 민족과 민족, 나라와 나라, 언어와 언어의 경계가 무너지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더 넓게 확장되는 것입니다.

제아무리 세상의 기술이 발전하고, 시대의 문화가 변해가도 본질은 사람에게 있습니다.

사람은 말과 글을 통해 소통하게 되어 있습니다.

생각을 나누는 표현의 방식이 다양하게 바뀔 수 있겠지만, 마치 우리가 ET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외계인 생명체와 손가락으로 마음을 나누는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글이라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할 수 없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의 목적과 대상이 분명해야 합니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그것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트리비움(Trivium)' 세가지 배움의 길을 의미하는 라틴어입니다. 문법, 논리, 수사 등 3가지가 각각의 기술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보를 수용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창의적인 표현을 끌어내는 통합적 사고 프로세스를 말합니다.

트리비움의 역량을 개발하고 잘 세워나갈 때 글쓰기의 목적이 더 명확해지고 간결해집니다.

많은 책을 읽는 독서도 참 중요합니다. 독서는 표현력을 더욱 풍부하게 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매주 책을 읽고 그것을 내 표현와 언어로 소화해 내는 작업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한가지 큰 위로가 되었던 것은 어설프지만 글을 쓰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글머리가 잡히지 않을 때 쉽게 포기하기 마련인데, 비록 글이 완성도 있는 글이 아니더라도 최대한 내가 소화해 낸 언어로 글을 쓰는 것을 지속할 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간을 인내의 시간이자 칼을 가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준비해야 한다는 위로와 도전을 받았습니다.

 

도전이 되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말로 글을 쓰는 것은 참 신선했습니다. 핸드폰의 음성메모를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글로 쓰기 어렵다면 말로 일단 풀어보는 것입니다. 문장이 정확하지 않아도 논리적이지 않아도 음성메모를 활용하면 나중에라도 글로 옮겨적으면서 영감있는(Insightful) 문장들이 떠오르게 됩니다.

또한 메모의 중요함도 다시 깨닫습니다. 우리의 기억은 유한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글을 쓸 소재꺼리가 떠오르거나 인사이트가 생각날 때 즉시 메모함으로 다음의 글쓰기를 준비해 놓는 작업도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의(definition)를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단어의 개념들을 내 언어로 정의내리는 작업은 글쓰는 이들에게 너무 필요한 작업입니다. 내 스스로가 해석하고 이해하고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의 정의를 많이 내리면 내릴수록 문장은 간결해지고 힘이 생깁니다.

 

이 책의 마지막장을 닫으면서 [목사의 글쓰기]는 저에게 신성한 사명처럼 느껴졌습니다.

부름받은 목회자이자 설교자로서 글쓰기가 더이상의 고행이 되지 않기를 바랬습니다.

글쓰는 재미를 경험하고 싶었고, 무엇보다도 나의 영적인 삶을 위해서 글쓰기는 더더욱 필요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글을 쓸 것입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말한 것처럼 걸작 1쪽을 위해 92쪽이 쓰레기로 버려진다 할지라도 나에는 92쪽의 쓰레기가 더 의미있는 쓰레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 책을 모든 이 시대의 목회자들에게 그리고 동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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